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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4 영화감상문 – 거북이 달린다 (4) 200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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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이연우
출연 : 김윤석(형사, 조필성), 정경호(탈옥수, 송기태),
        견미리(조 형사 아내), 선우선(기태의 내연녀, 경주)
시간 : 117분
개봉 : 2009/06/11




지켜야 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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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주인공 조필성은 시골마을의 형사로서 적당히 부패하고 적당히 책임감 있게, 두 아이의 아버지,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내에게 바가지 긁히고 딸의 재롱에 흐뭇하게 웃으면서, 때로는 뒷돈도 받아가면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날, 드디어 사건이 벌어진다. 조필성이 취조하던 용의자가 사망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3개월간 정직을 당한 조필성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아내가 힘들게 모은 돈 300만원을 소 싸움대회에 내기 돈으로 걸게 된다. 다행이 내기에서 승리하여 1800만원을 따지만 기쁨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탈주범 송기태에게 1800만원을 고스란히 빼앗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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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성과 함께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송기태. 경찰관 5명과 싸워서 이길 정도로 강하고, 치밀하며 다재 다능한 인물이다. 도피중인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끝까지 함께하려 하는 로멘티스트 이기도 하다. 심지어 잘생기기 까지했다... 거기에 애인도 무지 예쁘다... 연인 경주와 함께 로맨틱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송기태는 경주가 낯선 남자에게 희롱 당하는 것에 분노하여 그날 밤 그의 숙소를 습격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1800만원이 든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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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부터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하지만 긴박감은커녕, 어설픈 조필성 일당의 행동에 큰 웃음만 빵빵 터진다. 송기태가 살고 있는 경주의 집을 습격한 조필성 일당은 오히려 송기태 한 명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쫓겨난다. 전담 수사반이 생길 정도로 신출귀몰한 송기태를 시골마을의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인 조필성 일당이 잡으려 하는 것은 처음부터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주의 집에 있던 조필성의 돈 1800만원까지 서울에서 온 송기태 전담 수사반이 가져가 버린다. 그 돈을 송기태의 도피자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800만원이 날아가버리고, 형사자격을 박탈당하고, 심지어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까지 조필성은 송기태를 쫓는다. 이쯤 되면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도대체 그는 왜 그렇게 까지 송기태에게 집착 하는 것일까. 현상금 1억을 노린다고 하기에도, 남자로서의, 형사로서의 구겨진 자존심 때문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답은 머지않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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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추격 끝에 송기태와 1:1로 만나게 된 조필성, 송기태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려면 널 잡아서 형사로 복직을 해야만 한다.’ 조필성의 이 대사를 듣고 나서 나는 조필성이 딸아이에게 학교에 경찰차를 끌고 가서 일일 교사가 되어주기로 약속하는 장면, 아내의 낡은 속옷을 보면서 혼자 한숨 쉬는 장면, 3개월 정직 당한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는 장면이 차례로 떠올랐다. 그는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송기태를 쫓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거북이는 토끼를 잡는다.


  이 영화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을 위한 영화다. 가끔씩 미래에 아버지가 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나 이기에 딸 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필성의 노력에 더 깊이 공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이 어째서 거북이 달린다인지 정확히 알 수 는 없다. 아마도 거북이가 가지는 특징이 우리가 흔히 아버지들에게서 받는 느낌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먼 길을 한걸음씩 나아가는 거북이의 모습과 힘들지만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인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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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에서 제대로 언급 하진 않았지만 김윤석, 정경호의 연기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연기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웃음과 감동이 있는, 그리고 아버지가 생각나게 만드는, 한번쯤 볼만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009/07/19 06:14 2009/07/19 06:14